AI로 카카오톡 대화를 제안서로 만든 실전 후기
요약: 영업팀장한테 카톡으로 온 고객 정보 — 대화 내용, 엑셀 파일, 스크린샷. 이걸 폴더에 넣고 AI한테 "비교 자료 만들어줘" 했더니 진짜 만들어줬습니다. 표지 달린 PDF까지. 예전에 하루 걸리던 일이 5분 만에 끝났어요.
카카오톡이 업무 시스템인 나라 — 업무자동화의 시작점
한국에서 일하면 피할 수 없는 게 있어요. 카카오톡이 사실상 업무 시스템이라는 거.
"고객이 이런 얘기 했는데요" — 카톡.
"이거 비용 좀 비교해주실 수 있어요?" — 카톡.
"엑셀로 보내드릴게요" — 카톡.
CRM이요? Salesforce요? Notion이요? 다 있죠. 근데 결국 제일 빠른 건 카톡이에요. 고객 만나고 차에 타면 바로 카톡하니까요.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카톡에 흩어진 정보를 모아서 제안서를 만들어야 해요. 여기서부터 노가다가 시작됩니다.
어느 월요일 오후의 카톡
영업팀장님한테 카톡이 왔어요.
"고객사에서 AWS 클라우드 쓰고 있는데 월 1,200만원 정도 나온답니다. 우리 솔루션으로 비용 절감 제안하려고 하는데 자료 좀 만들어주실 수 있어요?"
네, 됩니다.
근데 "월 1,200만원"만 가지고는 자료를 못 만들어요. AWS가 뭘 얼마나 쓰고 있는지 알아야 서버 규모를 산정하고, 비용 비교를 하죠. 그래서 물어봤어요.
"혹시 AWS Cost Explorer 화면 한 장만 받아볼 수 있을까요? 항목별 숫자를 대략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카카오톡으로 받은 데이터 — AI 제안서의 재료
며칠 후 답이 왔어요. 세 가지가 날아왔습니다.
- 스크린샷 한 장 — 고객이 캡처한 AWS Cost Explorer 화면
- CSV 파일 — 6개월치 서비스별 비용 내역
- 추가 정보 — "비용 줄인다고 개발서버를 퇴근하면서 끄는 것 같다고 합니다"
전부 카톡으로요.

예전의 저라면 이 시점에서 이런 순서로 일했을 겁니다:
- CSV 열어서 항목별로 분류하고
- 환율 계산하면서 원화 환산표 만들고
- 서버 규모 역산하고 (잘모르면 검색... 검색... 검색 ㅠㅠ)
- 우리 솔루션 비용 산정하고
- 3년 TCO 비교표 엑셀로 만들고
- 워드나 PPT로 옮기면서 서식 잡고
- 표지 만들어서 PDF로 뽑고
합계: 약 8시간. 간단한 비교 자료인데도요.
AI한테 폴더 던지고 한 마디 — 업무자동화 실전
대신 저는 이렇게 했어요.
1단계: 폴더에 파일 넣기 (30초)
고객사 폴더를 만들고, 카톡에서 받은 파일 세 개를 그대로 넣었습니다.
├── 카톡대화_내보내기.txt ← 카톡 대화 내용
├── costExplorer.csv ← AWS 비용 CSV
└── cost_explorer_캡처.jpg ← 스크린샷
카톡 대화는 "대화 내보내기" 기능으로 txt 파일로 뽑았어요. 특별한 가공 없이, 받은 그대로요.
[스크린샷: 고객사 폴더에 파일 3개 들어있는 모습]
2단계: AI한테 한 마디 (10초)
이걸 보고 TCO 비교 자료 만들어줘. 간결하게.
끝.
AI가 한 일
여기서부터 좀 소름끼쳤어요. AI가 혼자서 이런 걸 해냈습니다.
카톡 대화에서 맥락을 읽었다
카톡 txt 파일을 읽더니 대화의 맥락을 파악했어요.
- 고객이 협업 솔루션 SaaS 업체라는 것
- 처음엔 "월 1,200만원"이라고 했는데
- 실제 데이터를 보니 "월 750만원 정도"라는 것
- 비용 줄이려고 개발서버를 매일 끄고 있다는 것
이거 그냥 대화 내용 읽은 게 아니에요. 영업 맥락을 이해한 거예요. "처음 전달받은 정보와 실제 데이터가 다르다"는 걸 스스로 짚어줬습니다.
CSV에서 패턴을 분석했다
엑셀 파일(CSV)을 열어서 6개월치 데이터를 분석했어요. 제가 시킨 게 아닌데 알아서요.
2025-12: $5,718 (829만원) ← 점점 감소
2026-02: $4,904 (711만원) ← 최근 안정화
감소 원인도 분석했어요:
- SageMaker(AI/ML 서비스) 비용이 $1,983에서 $10으로 급감 → ML 실험이 끝난 것
- 나머지 서비스는 비교적 안정적
심지어 이상 징후도 발견했어요. DNS 서비스(Route 53)에 월 97만원이 나가고 있었는데, 일반적인 DNS 비용 대비 비정상적으로 높다면서 "확인 필요"라고 표시해줬어요.
솔직히 이건 제가 엑셀로 분석했어도 놓쳤을 수 있어요. 30개 넘는 AWS 서비스 항목을 하나하나 정상 범위인지 체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서버 규모를 역산했다
AWS 비용에서 실제 필요한 물리 서버 규모를 역산했어요.
→ 서버 3대면 충분 (1대 장애에도 무중단 운영)
이건 인프라 엔지니어가 하는 일인데, AI가 AWS 단가 기준으로 계산해낸 거예요.
3년 비교표를 만들었다
그리고 최종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 구분 | AWS 유지 (3년) | 온프레미스 전환 (3년) | 차이 |
|---|---|---|---|
| 총 비용 | 2억 5,596만원 | 1억 7,460만원 | ▼ 8,136만원 (32%) |
| 월 비용 | 711만원 | 185만원 | ▼ 526만원/월 |
손익분기점까지 계산해줬어요. 21개월이면 초기 투자비 회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MD 파일(마크다운)로 내용을 만든 다음, "PDF로도 만들어줘. 표지, 목차, 요약, 본문 형태로"라고 했더니
진짜 표지 달린 PDF가 나왔습니다.
- 회사 브랜드 색상이 적용된 표지
- 자동 생성된 목차
- 핵심 수치 요약 페이지 (의사결정자가 첫 장만 봐도 되게)
- 상세 분석 본문
[스크린샷: PDF 표지 + 목차 + 요약 페이지]
이 PDF를 파트너사에 그대로 전달할 수 있어요. "이거 어디서 만들었어요?" 물어볼 정도의 퀄리티로요.
AI 업무자동화 전후 비교: 하루 → 5분
시간부터 비교해볼게요.
| 단계 | 지금 (AI) |
|---|---|
| 데이터 분류/정리 | 0분 (폴더에 넣으면 끝) |
| 환율 환산 | 0분 (알아서 계산) |
| 서버 규모 산정 | 0분 (자동 역산) |
| TCO 비교표 작성 | 0분 (자동 생성) |
| 문서 서식/디자인 | 0분 (템플릿 자동 적용) |
| PDF 생성 | 10초 |
| 검토/수정 | 5분 |
| 합계 | 약 5분 |
하루가 5분으로 줄었다고요? 네. 근데 시간 절약이 핵심이 아니에요.
핵심은 "아, 이거 귀찮은데"가 사라졌다는 거예요.
영업팀장님한테 카톡 오면 예전엔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또 자료 만들어야 하네... 오늘 다른 일도 있는데..." 그래서 미루게 되고, 미루면 타이밍을 놓치고.
지금은 카톡 오면 바로 그 자리에서 자료를 만들 수 있어요. 파일 넣고 한 마디 하면 끝이니까. 미룰 이유가 없어졌어요.
AI가 진짜 다른 점 — 맥락 이해
솔직히 "표 만들어줘" 수준이면 엑셀 매크로로도 돼요. AI가 진짜 다른 점은 맥락을 읽는다는 거예요.
카톡 대화에서 이런 걸 캐치했어요:
1. "처음엔 1,200만원이라더니 실제론 711만원" — 영업 현장에서 고객이 대략적으로 말한 숫자와 실제 데이터가 다른 건 흔한 일이에요. AI가 이걸 알아서 보정해줬어요.
2. "개발서버를 퇴근하면서 끈다" — 이건 단순한 사실이 아니라 고객의 비용 압박 신호예요. AI가 이걸 제안서의 부가 효과로 활용했어요: "온프레미스면 고정비니까 개발서버 상시 가동 가능."
3. Route 53 비용 이상 감지 — 30개 서비스 항목 중에서 DNS 비용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걸 짚어줬어요. 이건 고객한테 "이 부분도 한번 확인해보시죠"라고 말할 수 있는 포인트가 됩니다.
이런 게 "데이터 정리"와 "분석"의 차이예요. 엑셀은 숫자를 정리해주지만, AI는 숫자 뒤의 의미를 읽어줍니다.
카카오톡 AI 자동화, 따라하기 가이드
특별한 세팅이 필요하진 않아요. 핵심은 세 가지.
1. 폴더 구조를 만들어두세요
├── 카톡내보내기.txt
├── 비용데이터.csv (또는 xlsx)
└── 스크린샷.jpg
카톡 "대화 내보내기"로 txt 뽑고, 받은 파일들을 같이 넣으면 됩니다. 정리할 필요 없어요. AI가 알아서 읽으니까.
2. 기준 자료를 하나 만들어두세요
저는 "AWS 대비 TCO 비교 기술자료"라는 공통 템플릿을 하나 만들어뒀어요. 고객 정보가 오면 이 템플릿을 기반으로 커스터마이징하는 거예요.
한 번 만들어두면 고객마다 새로 쓸 필요가 없어요. AI가 공통 구조는 유지하면서 고객 데이터만 바꿔서 만들어줍니다.
3. "만들어줘"라고 하세요
진짜로요. 파일 넣고 "이거 보고 비교 자료 만들어줘"면 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면 결과가 좋아져요:
- "간결하게" — 쓸데없이 길어지는 걸 방지
- "파트너사에 전달할 거야" — 톤과 수준을 맞춰줌
- "PDF로, 표지 포함해서" — 최종 산출물 형태 지정
영업 자료 말고도 — AI 업무자동화 확장 가능성
카톡 대화 + 첨부파일 → 정리된 문서.
이 패턴은 영업 자료에만 쓸 수 있는 게 아니에요.
- 회의록: 카톡 그룹에서 오간 논의 → 정리된 회의록
- 보고서: 현장에서 찍은 사진 + 메모 → 출장 보고서
- 견적서: 고객 요구사항 카톡 + 가격표 → 맞춤 견적서
- 주간보고: 한 주간 카톡으로 공유된 진행상황 → 팀 주간보고
패턴은 같아요. 흩어진 정보를 모아서 구조화된 문서로 만드는 것. 그리고 이건 거의 모든 직장인이 매일 하는 일이에요.
쓰다 보니 든 생각
예전에 선배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영업은 속도야. 고객이 '검토해볼게'라고 했을 때 일주일 뒤에 자료 보내면 이미 늦어."
맞는 말이에요. 근데 자료 만드는 데 반나절 걸리면, 그 사이에 다른 급한 일이 끼어들고, 하루 밀리고, 이틀 밀리고... 결국 타이밍을 놓치는 거예요.
AI가 바꿔준 건 자료의 퀄리티가 아니에요. 대응 속도예요.
카톡 오면 5분 만에 자료를 보낼 수 있다는 건, "검토해볼게"라고 한 고객이 아직 관심 있을 때 치고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에요.
하루가 5분이 된 건 효율의 문제고,
타이밍을 놓치지 않게 된 건 매출의 문제입니다.
1편. AI한테 '너 오늘부터 내 참모야' 했더니 진짜 참모가 됐다
2편. 카카오톡으로 제안서 자동 작성하는 법 ← 지금 읽는 글
3편. 멀티 에이전트로 일 시키기 — 제안서·포지셔닝·분석을 동시에 (예정)
다음 편에서는 AI 에이전트 4명한테 동시에 일 시킨 이야기를 해볼게요. 제안서 쓰는 놈, 포지셔닝 검토하는 놈, 분석하는 놈, 문서 정리하는 놈 — 네 명이 한 고객 대응을 동시에 처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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