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본편: 10편: 주간회의 자동화
주간회의 자동화하는 법 — 카톡·레드마인·구글시트 3개를 AI가 10분 만에 엮어줍니다
카톡 + 레드마인 + 구글시트, 3개를 AI가 엮어주는 이야기이전 글: 레드마인 이슈 자동 분석하는 법 요약: 카카오톡 내보내기 30초 + "주간회의 준비해줘" 한마디로, 매주 30분~1시간 걸리던 회의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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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2023년에 가입하고 2년 동안 방치했던 Notion을 Claude Code한테 "전반적으로 봐줘" 한마디 던졌더니 10분 만에 정리가 끝났습니다. 대신 정리 중에 폴더 하나 잘못 지웠다가 콘텐츠 30개를 날릴 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배운 것까지 전부 풀어봅니다.

Notion 쓰시는 분, 솔직하게 얘기해봐요
Notion 가입만 해두고 방치하신 분, 저만 그런 건 아니시죠?
저는 2023년쯤인가, 누가 "Notion 진짜 좋아요" 해서 깔았어요. 그리고 2년이 지났어요. 지금 제 Notion을 열면 뭐가 있냐면요 — 2년 전 가입할 때 기본으로 깔려 있던 "하와이 휴가 계획", "000 일정", 그리고 제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팀 위키" 샘플. 거기에 어쩌다 한 번씩 끄적인 메모 30개가 구조 없이 여기저기 떠다니고 있었어요.
"잘 써야지" 마음먹은 게 한 다섯 번쯤 됩니다. 그때마다 유튜브에서 "Notion 완벽 가이드" 같은 걸 30분 보다가, "아 몰라 그냥 카톡 나에게 보내기로 할래" 하고 덮었어요.
이번에 Claude Code한테 그냥 한마디 던져봤어요.
"내 Notion 전반적으로 봐줘."
10분 뒤에 — 제가 2년 동안 못 했던 정리가 끝나 있었습니다. 중간에 폴더 하나 잘못 지워서 콘텐츠 30개가 날아가는 대참사가 있긴 했지만요.
문제는 Notion이 아니었어요, "잘 쓰려는 마음"이었어요
돌아보면 저는 이런 패턴이었어요.
좋은 유튜브나 아티클을 발견해요. "이거 나중에 봐야지" 하고 일단 카톡 나에게 보내기로 던져놔요. 2주 뒤에 "그거 뭐였더라" 하고 찾으려고 하면요? 못 찾습니다. 스크롤 지옥이에요. 카톡 검색창에 키워드를 넣어봐도 전혀 엉뚱한 대화만 나오고요.
그래서 "Notion 쓰자"를 몇 번이나 결심했냐면요. 가입하고, 템플릿 고르고, 속성 세팅하다가, "아 이거 공부해야 하는구나" 싶어서 덮어요. 다음엔 더 잘 준비해서 시작하겠다고. 그리고 그 "다음"은 2년 뒤에 옵니다.
이거 뭐랑 똑같냐면요. 청소 잘해야지 마음먹은 책상일수록 절대 안 치워지는 거랑 똑같아요. "완벽하게 정리해야지" 생각하니까 손이 안 가요. 잘 쓰려고 하면 안 쓰게 되는 역설이에요.
결국 제가 쓰는 건 Notion이 아니라 카톡 나에게 보내기였고, Notion은 하와이 휴가 샘플의 무덤이 되어 있었습니다.
Notion AI 자동 정리 실험 — "전반적으로 봐줘" 한마디로 시작한 일
그러다 문득 생각이 났어요. Claude Code에 Notion MCP를 이미 연결해둔 상태였거든요. 이것저것 테스트한다고 붙여놓고 안 쓰고 있었어요.
그래서 진짜로 한마디만 던졌어요.
"내 Notion 전반적으로 봐줘."
AI가 제 워크스페이스를 스캔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1분쯤 뒤에 진단 리포트를 먼저 내밀더라고요.
- 샘플 더미 페이지: 15개 (하와이 휴가, 민수와 데이트, 팀 위키...)
- 실제 콘텐츠: 30개 (분류 없이 낱장으로 존재)
- 데이터베이스: 0개
- "잘 쓰이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솔직히 상담소에서 검사 결과 받는 기분이었어요. "요즘 잠 못 주무시죠? 스트레스 수치 이래요" 같은 거요. 제가 2년 동안 못 보고 있던 걸 AI가 객관적인 숫자로 내민 거예요. "이런 상태였구나"를 처음으로 객관적으로 본 순간이었어요.

Notion 정리하는 법 — AI가 제안한 DB 1개짜리 구조
그다음 AI가 제안한 구조가 의외였어요. 거창한 걸 할 줄 알았거든요. GTD 시스템이라든지, PARA 방식이라든지, 업무/개인/아이디어 분류 트리 같은 거요.
근데 AI가 내민 건 이거였어요.
🏠 Peter's Dashboard
└── 📥 Inbox (DB) — 제목 / 카테고리 / 메모 / 저장일
끝이에요. 페이지 하나, DB 하나. 이게 전부였어요.
"왜 이렇게 단순해?" 싶어서 물어봤더니 AI가 이렇게 답하더라고요. "지금까지 Notion을 잘 쓰려고 하다가 오히려 안 쓰게 된 패턴이 보여요. 구조가 복잡할수록 당신은 안 쓸 거예요. 들어오는 모든 걸 일단 Inbox에 담고, 카테고리만 붙이는 걸로 충분합니다."
이게 묘하게 정곡을 찔렀어요. 제 패턴을 2분 만에 읽고, 그걸 역이용한 구조를 내민 거였어요.
그리고 낱장으로 떠다니던 30개 페이지를 4개 카테고리로 자동 분류해서 Inbox에 넣어주더라고요.
| 카테고리 | 개수 |
|---|---|
| 📖 출판 프로젝트 | 6개 |
| ✍️ 블로그/콘텐츠 | 9개 |
| 💼 업무/프로젝트 | 14개 |
| 💡 아이디어/메모 | 1개 |
제목만 보고 카테고리를 정한 게 아니라, 페이지 안을 들여다보고 분류한 거예요. 그래서 정확도가 꽤 높았어요. 제가 다시 보면서 수정한 건 한두 개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10분이 지났을 때, 사이드바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어요.

"이 과정이 순탄했을 리가 없잖아요" — 콘텐츠 30개 날려먹은 사연
여기까지만 보면 "우와 AI 대단하네" 싶으시죠? 근데 정리의 90%는 AI가 해줬는데, 나머지 10%에서 사고가 났어요.
AI가 30개 페이지를 새 Inbox DB에 넣어준 뒤, 원래 낱장으로 떠다니던 옛날 "블로그 메모", "업무 아이디어" 같은 상위 폴더들이 빈 껍데기로 남아 있었어요.
"이제 필요 없지" 싶어서 그 폴더들을 쭉 드래그해서 휴지통으로 넣었어요. 시원했어요. 몇 초 동안은.
그러다 Inbox를 다시 열어봤는데 — 페이지가 비어 있었어요.
"어? 방금 30개 있었는데?"
식은땀이 줄줄 흘렀어요. 2년치 메모가 방금 사라진 거예요.
원인은 이거였어요. Notion의 폴더(페이지) 구조는 이렇게 생겼어요. 페이지 A 안에 페이지 B가 있으면, A를 휴지통에 넣는 순간 B도 같이 휴지통으로 갑니다. 파일 시스템에서 폴더 지우면 안에 있는 파일도 다 지워지는 거랑 똑같아요.
근데 저는 AI가 "옮겼다"고 해서 원래 폴더에는 이제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거든요. 알고 보니 AI가 한 건 "데이터베이스 뷰에서 가져다 보여주기"에 가까웠지, 물리적으로 짐을 싸서 이사를 시킨 게 아니었어요. 원본은 여전히 원래 폴더 안에 있었던 거예요.
다행히 Notion도 휴지통에서 복원이 돼요. 부들부들 떨면서 휴지통 열고, 복원 버튼 누르고, 가슴을 쓸어내렸어요.
교훈: AI의 "정리"는 "이동"이 아닐 수 있어요. 원본 폴더를 지우기 전엔 반드시 안을 한 번 열어보세요. 그리고 가능하면 하루 이틀 묵혀두고, 진짜로 다 옮겨졌나 확인한 다음에 삭제하세요.
Notion API 한계와 삽질 — AI도 못 하는 것들
대참사 말고도 자잘한 삽질이 몇 개 더 있었어요. 정리해둘게요.
삽질 1: Notion API로 페이지가 "완전 삭제"가 안 됩니다
AI가 샘플 페이지 15개를 지워달라고 했을 때, "네 바로요" 할 줄 알았는데 API 응답이 이상하더라고요.
결론: Notion API는 "휴지통으로 이동"까지만 됩니다. 완전 삭제는 사람이 직접 휴지통에 들어가서 눌러야 해요.
이거 왜 그런지 찾아봤는데, 실수로 지우는 사고를 막기 위한 의도적인 설계 같더라고요. 저처럼 폴더 째로 날리는 사람이 많으니까요. (찔려요.)
그래서 결국 "AI가 휴지통까지 보내주고, 사람이 마지막에 손으로 마무리"가 현실적인 분업이 됐어요.
삽질 2: 기본 시스템 DB는 삭제 자체가 안 됩니다
Notion을 처음 만들면 "내 작업", "홈 보기" 같은 기본 DB가 떡하니 박혀 있어요. 저는 이게 제일 거슬렸거든요. 샘플이랑 같이 날려버리고 싶었어요.
근데 API로도, 수동으로도, 어떻게 해도 안 지워져요. 시스템이 기본값으로 심어둔 거라 삭제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였어요.
그래서 우회했어요. 사이드바에서 "즐겨찾기에서 제거" + 상위에서 안 보이게 접어두기. 있긴 있는데 눈에 안 보이게 하는 방식이에요.
삽질 3: 모바일 공유할 때 저장 위치를 제대로 안 고르면 엉뚱한 데로 가요
정리하고 나서 신이 나서 모바일로 유튜브 링크를 "Notion 공유"로 던져봤어요. 그런데 Inbox DB가 아니라 엉뚱한 페이지에 들어가더라고요.
이유는 단순했어요. 모바일 공유 메뉴에서 Notion을 고르면, 저장 위치를 고르는 드롭다운이 나오는데 여기서 꼭 "Inbox" DB를 선택해야 해요. 처음 공유할 때 아무거나 누르면, 다음부터도 거기에 계속 저장돼요.
세팅 한 번만 해두면 그다음부턴 자동이니까, 첫 공유 때 드롭다운 세 번만 눈여겨보세요.
Notion 링크 자동 정리 — AI가 제목·요약·카테고리까지 채우는 방법
정리가 끝나고 나니까 두 번째 문제가 떠올랐어요.
"유튜브 링크만 달랑 저장하면, 2주 뒤에 열어봐도 그게 뭐였는지 기억이 안 나잖아요?"
그래서 Inbox DB에 속성을 몇 개 추가했어요.
- URL (원본 링크)
- 3줄 요약 (내용 핵심)
- 카테고리 (기존 4개 중 자동 분류)
그리고 Claude Code한테 이렇게 시켜놨어요. "앞으로 내가 링크 주면, 너가 제목 뽑고, 3줄 요약하고, 카테고리 붙여서 Inbox에 넣어줘."
그랬더니 진짜 그렇게 돌아가요. 유튜브 링크 한 줄 던지면 — AI가 영상 정보를 읽고, 제목을 깔끔하게 정리하고, 3줄로 요약을 뽑고, 적절한 카테고리를 붙여서 Inbox에 행 하나를 만들어줘요. 제가 하는 건 링크 붙여넣기 1초뿐이에요.
비유하자면 이래요. 옛날엔 편지 봉투에 주소만 적어두고 내용은 까먹었는데, 이제는 비서가 봉투에 "내용 요약 + 분류 스티커"까지 붙여서 정리함에 꽂아주는 느낌. 2주 뒤에 찾을 때도, 카테고리로 필터 걸고 요약만 훑으면 "아, 이거 그거였지" 하고 바로 기억이 나요.
정리하다 배운 3가지
이 10분짜리 소동에서 건진 게 딱 세 개예요.
① Notion은 "잘 쓰려고" 하면 안 쓰게 됩니다
2년 동안 제가 Notion을 못 쓴 이유는 Notion이 어려워서가 아니었어요. "제대로 써야지"라는 마음 때문이었어요. 완벽한 템플릿, 속성, 뷰를 다 세팅해놓고 쓰려니까 시작 자체가 안 된 거예요.
근데 AI가 제안한 건 DB 하나였어요. 극단적으로 단순했어요. 이게 오히려 써지더라고요. 들어오는 걸 일단 Inbox에 던지기만 하면 되니까요. 복잡한 시스템보다 한 줄짜리 구조가 매일 쓰기엔 훨씬 강합니다.
② 정리는 AI가, 판단은 사람이
AI는 "30개 페이지를 4개 카테고리로 분류하기" 같은 반복 작업은 정말 잘해요. 근데 "뭘 버릴지"는 끝까지 사람이 정해야 해요.
제가 폴더를 날려먹은 것도 결국 "이거 이제 필요 없지"라는 판단을 성급하게 내린 거였어요. AI가 "옮겼다"고 했다고 제가 검증 없이 믿어버린 거죠.
AI가 80% + 사람이 20% 마무리가 현실적인 분업이에요. 뭘 버릴지, 뭘 남길지, 마지막에 눈으로 한 번 더 확인하는 건 사람 일입니다.
③ 중요한 작업 전엔 "뭐가 지워지는지" 먼저 물어보세요
"폴더를 지우면 안의 내용도 같이 지워진다"는 건 파일 시스템에서 기본 상식이잖아요. 근데 Notion 같은 새 도구에서는 이게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앞으로는 뭘 지우기 전에 AI한테 이렇게 한 번 더 물어볼 거예요. "이거 지우면 뭐가 같이 사라져? 확인부터 해줘." 이 한 줄만 물어봤어도 대참사는 없었어요.
월요일의 제가 달라졌어요
Before와 After를 비교해볼게요.
Before (카톡 나에게 보내기 시대):
- 좋은 유튜브 발견 → 카톡 나에게 보내기
- 2주 뒤 "그거 어디 있더라" → 스크롤 지옥
- 결국 못 찾음 → 다시 검색 → 같은 영상 또 시청
- Notion 열어보면 하와이 휴가 샘플만 반겨줌
After (AI + Inbox DB 시대):
- 좋은 유튜브 발견 → 모바일 공유 → Notion Inbox로 1초에 저장
- AI가 제목·요약·카테고리 자동으로 채움
- 2주 뒤 검색 → 카테고리 필터 + 요약 훑기 → 3초 안에 찾음
- Notion 열면 제가 진짜 모은 것들만 깔끔하게 보임
솔직하게 말하면, 지금도 완벽하진 않아요. 가끔은 AI가 카테고리를 잘못 붙이기도 하고, 요약이 아쉬울 때도 있어요. 근데 "방치하지 않게 된 것" 자체가 제일 큰 변화예요. 2년 동안 못 한 걸 10분 만에 시작하게 됐으니까요.
마치며 — 2년 방치한 걸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어요
이 시리즈 본편은 Claude Code로 업무를 자동화하는 이야기를 10편까지 해왔어요. 이번 번외편은 조금 달라요. 업무가 아니라 2년 동안 방치해둔 개인 도구를 AI한테 맡긴 이야기거든요.
근데 해보고 느낀 건 이거예요. 방치된 걸 되살리는 게, 새로 세팅하는 것보다 어렵잖아요. 그걸 10분 만에 넘어갈 수 있다면, 다른 방치된 도구도 다 같은 방식으로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Notion 쓰다가 방치한 분, Trello 만들어놓고 안 쓰는 분, 다이어리 앱 깔아놓고 3개월 된 분 — 다 비슷한 패턴일 거예요. "잘 써야지"의 저주에 걸린 거죠. 그럴 땐 "너 한 번 봐줘" 한마디부터 시작해보세요. 삽질은 있을 거예요. 근데 10분짜리 삽질이에요. 2년을 되돌리는 데 10분이면 싸죠.
마지막 솔직 고백 하나.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저는 Notion을 "완벽하게" 쓰고 있진 않아요. DB 하나에 이것저것 던져넣는 수준이에요. 근데 그거면 돼요. 2년 동안 안 쓰던 도구를 매일 쓰게 된 것. 그게 제일 큰 성과예요.
시리즈: 비개발자의 Claude Code 업무 자동화 실전기
- 1편: CLAUDE.md 하나로 AI 참모 만들기
- 2편: 카톡 대화에서 제안서까지
- 3편: 멀티 에이전트
- 4편: 구글 캘린더 연동
- 5편: 팀에 AI 비서 배포
- 6편: 문서 자동화
- 7편: Gmail 연동
- 8편: 멀티 프로젝트 운영법
- 9편: 레드마인 연동
- 10편: 주간회의 자동화
- 11편: Notion 정리 자동화 (현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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